Surprise Me!

[현장 카메라]길 막는 아파트…밀려나는 등굣길

2023-04-30 2 Dailymotion

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요즘 아파트 단지들이 외부인 출입을 막으면서 어린 아이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. <br> <br>단지 전체를 담장으로 두르고 출입구를 걸어 잠그는 바람에 통학로가 막혀서 먼 길로 돌아가는 겁니다. <br> <br>그러다보니 등·하굣길 사고 위험도 적지 않습니다. <br> <br>현장카메라, 염정원 기자입니다.<br><br>[기자]<br>은평구의 아파트 단지입니다. <br> <br>현재 이 길을 사이에 두고 양 옆 아파트들이 이렇게 펜스를 치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. <br> <br>그런데 애꿎은 아이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는데요. <br> <br>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.<br><br>이 아파트의 담장이 설치된 건 이달 초. <br> <br>비밀번호를 눌러야 출입이 가능합니다. <br> <br>외부인 탓에 주거환경이 침해된다며, 특히 다른 단지 아이가 사고라도 나면 책임져야한다는 명분입니다. <br> <br>주민이라도 다른 아파트에 사는 아이를 데리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. <br> <br>[A 아파트 관계자] <br>"아파트 안에서 만약에 사고 나면 누구 책임인지 아세요? 주민들이 감당해야 되는 일이기 때문에 주민이 피해를 보는 거예요." <br> <br>이 아파트 보행로를 이용해 등교하던 옆 아파트 아이들은 날벼락을 맞았습니다. <br><br>평지로 5분이면 가던 길을, 이젠 가파른 언덕길로 10분 이상 돌아가야 합니다. <br><br>[B 아파트 주민] <br>"어른들은 그렇다 쳐도 애들이 너무 힘들어해서 등교 시간만이라도 (출입을) 조금 허용을 해 주셨으면…" <br> <br>몇년 전만 해도 이들 아파트 단지는 서로 보행로를 이용해 학교와 시장 등을 오갔습니다. <br> <br>그런데 3년 전 B 아파트가 외부인의 쓰레기 투기 등을 문제삼아 담장을 친 게 화근이 됐습니다. <br> <br>[아파트 관계자] <br>맞아요. 여기(B 아파트가)서 먼저 설치했어요. (그러니까 또 이제 A 아파트도 설치를?) 화풀이 하는거지. <br> <br>또다른 아파트단지, 단지 보행로를 공공 보도로 쓴다는 조건으로 건축 허가를 받았는데, <br> <br>이걸 바꾸겠다며 관할 구청과 소송까지 벌였습니다. <br> <br>인근 초등학교와 지하철역을 오가는 외부인들 때문에 주거환경이 나빠졌다는건데, 법원은 주민 손을 들어줬습니다. <br><br>5분이면 닿던 등굣길이 10분 이상 오르내려야 하는 언덕길로 바뀌었습니다. <br><br>[서대문구청 관계자] <br>"옆 아파트 분들도 저희는 똑같은 주민이시니까… 어쨌든 요건이 맞춰지면은 저희는 이제 (출입문 설치) 수리(허가)를 하게 되는" <br><br>[현장음] <br>"벌써(학교) 가? (네.) 빨리간다. 잘가. 뛰지말고." <br> <br>등교 시간 아이들이 상가 건물안으로 줄줄이 들어갑니다. <br><br>평범한 건물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한 가운데에 보행로가 만들어져 있고, 옆에는 초등학교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습니다.<br> <br>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건물주 부부가 10년 전 건물을 지으면서 내부에 보행로를 만든 겁니다. <br> <br>등교 시간이 절반 이상 줄었고, 차 걱정도 덜었습니다. <br><br>[최나은 노예은 / 초등학생] <br>"안전하고 가까우니까 자꾸 이용하는 것 같아요. 지각하지 않으려면,이길로 가야 좀 더 빨리 갈 수 있어요." <br> <br>보행로 공간에 세를 줘도 되지만, 아이들 안전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. <br> <br>[김지연 / 건물주] <br>"10년 동안 돈이 얼마야 이렇게 따졌으면 아마 못했을 것 같아요. 1년 4계절이 행복해요. 애들이 지나가고 오고 인사하고…" <br> <br>사람들이 오가는 길을 누구는 막고 누구는 열었습니다. <br> <br>아이들이 웃으며 다니는 등굣길, 결국 어른들 배려에 달렸습니다. <br> <br>현장카메라 염정원입니다. <br><br>영상취재: 김찬우 정승환 <br>영상편집: 배시열<br /><br /><br />염정원 기자 garden9335@ichannela.com

Buy Now on CodeCanyon